
저자 초대석(이도하 시인)
스스로 빛을 내며 반짝이는 삶이기를 바라며,
<보이지 않게 반짝이는 별 하나> 출간한 이도하 시인
-본인 소개 부탁합니다.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창작 활동에 관심이 많았었지요. 의상 디자이너와 그래픽 디자이너에 취한 때도 있었고 사진 공부도 해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미술 작품이나 사진을 볼 때 떠오르는 생각들을 끼적거리며 글을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이제는 스쳐 지나가는 글쓰기가 아닌 제 삶에 습관으로 굳어져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시를 쓰시는 아버지를 보며 자라왔습니다. 그래서 시와 문학에 대해 특별하게 공부하지는 않았어도 다른 이들보다 쉽게 문학에 다가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습작한 저의 작품들을 2019년부터 시 전문지 <마음시>에 게재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해에는 마음시를 통해 한층 더 깊은 배움의 길을 걷게 해주신 이정하 시인님과 시로 쓰는 러브스토리 <연인>을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2022년 시 전문지<마음시>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시와 문학에 대한 애정이 한층 더 깊어졌습니다.
그동안 틈나는 대로 써놓은 여러 권의 원고들을 모아 정리하며 2024년 여름, 시 산문집 <보이지 않게 반짝이는 별 하나>를 출간했습니다.
-이번 시 산문집 <보이지 않게 반짝이는 별 하나>를 소개하면?
누구나 가슴 속에 별을 품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사연들이 다 달라서 어떤 이는 그리움이나 추억의 별이나, 희망의 별을 간직하고 있겠지만 어떤 이는 아픔의 별을 가진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그렇게 간직한 저마다의 별들은 환한 대낮보다는 어둠이 깔리는 밤이 되어야 반짝이기 시작하여 밤이 깊어 갈수록 더욱 밝게 빛을 낼 수 있습니다. 별들이 어두워야 빛을 발하듯 삶의 지평에서 별을 찾던 이야기를 은유의 힘을 빌려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벼랑 끝에 서 있는 고통 속에서 어둠과 눈물이 아닌 희망의 별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가짐으로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운 연꽃처럼 피어나고 싶은 삶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우리의 삶이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이 정해진 틀에 의해 돌아가는 것 보다 닫힌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마음껏 바깥 공기를 가슴으로 맞았을 때 더 밝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익히 알고 있지만, 그 닫힌 문을 여는 열쇠를 자신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찾으려고 애를 쓰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마음의 열쇠는 겉모습으로 나타나는 외적 요인보다 마음속에 간직한 자아를 발견하게 되었을 때 활짝 열리게 되고, 그렇게 열린 마음을 우리의 가슴 속에 숨겨둔 별로 표현했습니다. 시와 산문을 함께 엮은 이번 작품은 누구든지 가슴속에 자기만의 별 하나를 간직하여 스스로 빛을 내는 삶을 살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필하였습니다. 지나간 시간 아픔과 통증으로 힘들었던 시간을 이겨내고 환하게 빛나는 별을 찾아 떠나는 마음을 녹여본 작품으로 연약한 마음을 치유하기까지 삶의 방향을 승화시키는 힘을 기르고자 노력했습니다. 잔잔하지만 부드럽고 강하게.
-이번 산문집은 어떻게 내게 되었습니까? 에피소드가 있다면.
작년 여름 반갑지 않은 건강 상태에 놓였습니다. 누워 지내야 하는 척추질환이 제게 찾아왔습니다. 오래 걷기 힘들었고 손과 발엔 힘이 빠지고 몸에 마비도 왔습니다. 증상이 생각보다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병문안 온 친구들이 지팡이를 사다 줘야겠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한두 가지 질병을 고질병처럼 앓고 있었지만, 신체의 움직임까지 불편해지니 생활 속에서 막막해지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저의 마음이 끝없이 방황했던 시간으로 터널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힘든 시간에 많은 것을 배우고 더 느끼게 되는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숨을 쉬고 걷고 달리는 일상들이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감사할 줄 모르고 앞만 보며 달려온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에 적잖은 반성과 후회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시선을 돌려보았습니다. 마음의 방향을 바꾸자 할 일이 많아지고 점차 몸도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몸을 활발하게 움직여야 일상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고, 나에게 지금 주어진 환경 속에서 ‘무엇을 발견하고, 무슨 이야기를 하며, 어떤 일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습니다. 나 스스로 나에게 숙제를 내고 밀쳐 놓았던 원고에 생명의 불씨를 붙여야겠다는 의지가 생겼습니다. 이따금 들썩거리는 제 마음을 잡아주는 계기도 더 깊게 만들어주고, 누군가에게 희망과 위로의 메신저가 되고 싶었습니다.
-이번 산문집을 읽으실 분들이 알아두면 좋은 팁?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꽃은 아름다움을 뽐내기보다 자기 존재를 알림으로써 벌과 나비를 불러들입니다. 그러면서 고운 향기와 아름답고 화사함을 선물로 나눠 줍니다.
우리의 가슴 속에도 아름다운 꽃처럼 자기 나름의 향기와 화사함을 간직한 별을 담아두고 있습니다. 그 별들은 모양과 색깔과 크기가 모두 다 다릅니다. 그 뿐 아니라 어떤 이는 자기 자신을 환하게 잘 포장하여 눈에 잘 들어오게 나타내기도 하지만, 어떤 이는 깊은 어둠이 깔려도 스스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어둠 속에 숨겨진 별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작품집 위의 제목을 살펴보면 살포시 해거름 노을로 가려놓은 듯합니다. 이 표지 사진이 이 책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어둠 속의 흐린 하늘과 어둡지만 반짝이는 별들. 언덕을 올라가는 무거운 발걸음, 여린 듯 보이지만 치유의 언어들로 삶을 이야기하는 강함이 공존하는 메시지를 꼭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삶은 거스를 수 없는 운명에 끌려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생자필명(生者畢命), 즉 나이가 들면 늙어가고 병도 오기 마련이고, 병이 깊어지면 죽음이 다가옵니다. 그것은 불행이 아니라 우리들의 인연 따라 이어지는 순리이고 이치입니다. 아름다운 꽃도 그 아름다움을 화병에 꽂아놓고 박제할 수 없듯이.
-시인이신데 평소 시에 대한 생각
얼룩진 창을 스스로 닦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숨겨놓은 일기장 같기도 합니다. 시를 쓰거나 읽으면 마음의 정화라는 선물을 얻은 것 같습니다. 그리움을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미련을 말하지만 때로는 바람과 안개 속을 걷는 것 같다기도 시를 쓰거나 읽음으로써 훌훌 마음의 문을 열고 헛된 생각들을 털어내는 것을 보면서 많은 독자들이 시와 함께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삶이 바로 시가 되니까요.
-시의 발현(구상)
저는 항상 작은 수첩을 가지고 다닙니다. 아날로그 세대라 펜으로 직접 글 쓰는 걸 좋아합니다. 또한 저의 감성이나 감각, 그리고 체감온도는 머리가 아닌 손끝으로 전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사물을 만져보거나 비에 젖어보기도 하고 창을 열고 손을 내밀어 바람을 느껴보기도 합니다. 그렇게 느낀 감성이나 감각을 달랑 단어 하나만 써놓거나 문장을 쓸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일기처럼 긴 문장을 나열하기도 합니다. 순간순간 떠오르는 단어들의 조합과 문장들이 합치거나 나누기도 하고 다듬으면서 한 편의 시를 써낼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아직 저의 시에는 깊은 울림이 있거나 깊은 의미를 전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저의 시에도 울림과 깊이가 깊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진솔한 마음을 담아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까지 제가 살아오면서 사회로부터 소외된 소시민들의 삶, 다양한 형태의 폭력의 피해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나 피해 여성이나 청소년들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뉴스로 쏟아지는 수많은 사건들, 밝고 아름다운 것보다는 어둡고 추한 좁은 골목길을 걷는 듯한 사회 이면의 모습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관심사들을 시나 글의 소재로 발굴하여 우리 사회에 작은 울림이나 떨림이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가의 길을 걷고 싶습니다.
-뷰티라이프 독자들께 한마디
뷰티라이프 독자 여러분.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난관에 부딪히곤 합니다. 그럴 때면 아름다운 꿈으로 세상을 그려가기엔 너무 험난하고 그 길이 멀다고 생각하곤 하지요. 하지만, 그래도, 자신에게 주어지는 삶을 인정해주며 만족하며 아직은 끝나지 않은 길을 걸어야 하겠죠? 기억과 경험에서 오는 앎은 폭넓습니다. 자유롭게 날 수 있는 자신만의 새를 새장 속에 가두지 마세요. 늘 반짝이게 빛나는 삶이시길 바랍니다.
<뷰티라이프> 2024년 9월호